수정과(水正果)
우리 전통과자나 음료 중에서 과일이 들어가는 것을 정과(正果)라고 하며, 마시는 음료수는 수정과라고 하고 꿀이나 설탕에 졸여 과자로 만들면 건정과(乾正果)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수정과의 종류가 풍부했던 것인데 그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곶감 수정과(水正果)이다.
수정과는 일명 수전과(水煎果)로 '물에 달인 정과'라는 뜻으로 추운 겨울에 마시는 전통음료이다.
수정과가 처음으로 기록된 문헌은 '수작의궤(受爵儀軌, 영조 41년)'이며 우리나라 고유음청의 하나로 곶감이 만들어지는 늦가을부터 음력 2월까지 마시는 음료로 겨울철 식혜와 함께 즐겨 먹었다.
이 수정과는 예전에 궁중이나 지체 높은 양반집에서도 새해가 시작되는 정월에나 맛볼 수 있었던 고급 음료로서 임금이 계절 따라 마시는 궁중 음료 중에서 백미로 꼽히는 것이 여름의 제호탕(醍호湯)과 겨울의 수정과였다며 임금이 내린 수정과를 한 사발 얻어 마시면 임금님의 은혜에 감격할 정도로 귀한 음료였다고 한다.
'시의전서(是議全書, 19세기 말, 저자 미상)'에는 전통적인 재료로 곶감, 생강즙, 꿀, 잣 등이 들어가나 '조선요리제법(1917년, 방신영)'에 계피가 등장하면서 19세기 이후 계피를 넣은 지금의 수정과로 변모하게 되었다. 수정과는 과음으로 몸 안에 축적된 알코올 성분을 산화 배설하는 데 도움을 주며, 잣은 수정과와 함께 섭취할 때 곶감의 수렴작용을 보완하는효과가 있다.
동국세시기의 수정과
I. 재료
- 생강 300g, 물 10컵
- 곶감 10개
- 잣 1작은술
II. 만드는 방법
1. 생강 300g을 잘 손질하여 깨끗이 씻어 저며썰고 잣 1작은술은 고깔을 뗀다.
2. 냄비에 손질한 생강과 물 10컵을 붓고 센 불에 올려 끓으면 중불로 낮추어 1시간 정도 끓여 거른다.
3. 식힌 생강물에 곶감 10개를 넣고 곶감의 단맛이 수정과 물에 우러나도록 둔다.
※ 흑설탕이나 백설탕을 사용하지 않았고, 곶감을 많이 넣어 단맛을 내었다.
※ 생강 끓인 물이 뜨거울 때 곶감을 넣으면 수정과 국물이 떪으므로 한 김 식힌 뒤에 넣는다.
4. 그릇에 담고 잣을 띄워낸다.
윤숙자의 한국의 떡.한과.음청류에 나오는 수정과
I. 재료
- 곶감 10개
- 호두 10개
- 생강 100g
- 물 20컵(4리터)
- 통계피 60g
- 황설탕 1 1/2컵
- 흰설탕 1컵
- 잣 1작은술
II. 만드는 방법
1. 재료 손질
- 곶감은 젖은 수건으로 표면을 깨끗이 닦아낸 다음 꼭지를 떼어내고 씨를 발라낸다.
- 호두는 통째로 속껍질을 까서 곶감 속에 길이로 넣고 김발로 꼭꼭 말아 랩으로 곶감쌈을 싸 놓는다.
- 생강은 껍질을 벗겨 씻은 뒤 얇게 저며 놓는다.
- 통계피는 깨끗이 씻어 놓는다.
2. 생강, 통계피 끓이기
- 생강은 냄비에 물 10컵을 붓고 향이 우러나도록 은은하게 끓인다.
- 통계피도 다른 냄비에 10컵의 물을 붓고 푹 끓인다.
※ 생강과 계피를 함께 끓이는 방법도 있으나, 각각 끓여 걸러서 혼합해야 특유의 향과 맛을 살릴 수 있다.
※ 생강과 계피를 끓여낼 때 센불에서 30분을 끓이다가 중간불에서 1시간 정도 끓여야 맛과 향이 잘 어울어진다. - 생강 끓인 물과 계피 끓인 물을 함께 고운 체에 부어 거른다.
- 맑은 수정과 물에 설탕을 넣어 한 소끔 끓여 완전히 녹인다.
3. 곶감쌈 만들기
- 곶감쌈을 1cm 두께로 잘라 놓는다.
※ 곶감쌈을 잘라 넣지 않을 경우는 곶감씨를 발라내고, 큰 것은 반으로 잘라 먹기 30분 전에 수정과물을 조금 덜어 담가 놓는다.
※ 곶감은 처음부터 넣어 달이거나 우리면 국물이 혼탁해지고 청량감이 덜하므로,곶감을 따로 준비하여 수정과 국물에 불려 부드러워지면 띄워내는 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4. 수정과 담아내기
- 국물을 그릇에 담고 잘라 놓은 곶감을 넣고 잣을 띄워 낸다.
백종원의 수정과
I. 재료
- 물 약 33컵(6L)
- 흑설탕 약 2와 1/2컵(370g)
- 통계피 약 3조각(85g)
- 통생강 약 2개(60g)
- 곶감 4개
- 잣 약간
- 곶감말이 : 곶감 적당량, 호두 약간, 아몬드 약간
II. 만드는 방법
1. 수정과
- 통생강 60g은 껍질을 제거한 후 넓은 면으로 두께 0.5cm 편썬다.
※ 껍질을 제거하지 않을 경우 칫솔로 사이사이 깨끗이 세척한다. - 통계피 85g은 흐르는 물에 세척하여 준비한다.
※ 통계피도 겉면을 칫솔을 이용하여 닦아줘도 좋다. - 깊은 냄비에 물 6리터, 통계피, 편 썰어 둔 생강을 넣고 강불에 올린다.
※ 계피와 생강의 양은 기호에 따라 조절한다. - 끓기 시작하면 중 불로 줄인 후 약 1시간 30분 끓인다.
※ 너무 오래 끓였을 경우 물을 추가하여 양을 3L로 맞춘다. - 고운 체를 이용하여 통계피, 생강을 건져낸 후 흑설탕 370g을 넣고 다시 끓어오를 때까지 끓인 후 불을 끈다.
※ 맑은 수정과를 원한다면 체에 면포를 깔고 수정과를 부어 걸러낸다. - 충분히 식힌 후 밀폐된 물통에 꼭지를 제거한 곶감과 함께 담아 냉장보관한다.
- 찻잔에 수정과를 담은 후 곶감말이, 잣을 함께 띄워 완성한다.
※ 곶감말이는 수정과에 넣지 않고 곁들여 먹어도 좋다.
※ 수정과를 보관할 때 담가두었던 곶감을 찻잔에 함께 담아 내거나 따로 먹어도 좋다.
2. 곶감말이
- 곶감의 꼭지를 제거한 후 한 쪽에 세로로 길게 칼집을 넣고 펼친다.
※ 씨 있는 곶감을 사용 할 경우 씨를 제거하고 사용한다. - 곶감의 끝 부분에 호두나 아몬드를 촘촘하게 올린 후 돌돌 만다.
※ 곶감이 너무 길 경우 중간까지 말아 준 후 칼로 잘라낸다.
※ 다 말아진 후에 꾹꾹 눌러 풀리지 않도록 고정시킨다. - 곶감말이를 먹기 좋은 두께로 썰어 완성한다.
다른 수정과
I. 재료
- 통계피 100g
- 생강 100g
- 건대추 한 웅큼
- 흑설탕 180ml
- 곶감, 잣
II. 만드는 방법
1. 계피를 잘 씻어서 100g 준비, 생강은 씻어 저며 100g 준비, 건대추도 잘 씻어말려 한웅큼 준비한다.
2. 계피와 건대추는 물 1.5L에 넣고 끓이고, 생강은 물 1.2L에 넣고 끓여준다.
- 생강과 계피를 한 그릇에 넣고 끓이면 상대편의 향미를 감소시켜 맛이 싱거워지므로 따로따로 끓여서 둘을 합하여 쓴다.
3. 한번 팔팔 끓고나면 중불에서 40분정도 졸인 후, 건더기는 건지고 계피물과 생강물을 섞어 냄비 하나에 담는다.
4. 흑설탕 종이컵 1컵 넣고 잘 녹여 끓이면 완성.
5. 곶감이나 잣 등을 넣어 취향껏 먹는다.
수정과는 건정과(乾正果)에 대한 이름으로, 『군학회등 群學會騰』에서는 정과제품(正果諸品)을 수정과와 건정과로 분류하고, 수정과로는 건시수정과(乾枾水正果)와 잡과수정과(雜果水正果)를 기록하고 있다.
수정과는 건시수정과가 보편적이며, 수정과에 쓰는 물은 생강과 계피로 만든다. 이 두가지는 모두 한약재로 유명하지만 물에 넣어 끓이면 맵고 향기가 좋은 물을 만들 수 있다. 물에 대한 양은 일정하게 정하기가 어려우므로 진하게 끓여서 알맞게 희석하여 쓰는 편이 안전하다.
또 생강과 계피를 한 그릇에 넣고 끓이면 상대편의 향미를 감소시켜 맛이 싱거워지므로 따로따로 끓여서 둘을 합하여 쓴다. 옛날에는 청밀(淸蜜)을 타서 썼는데 요즈음은 설탕을 넣는다.
생강물에 띄울 건더기는 정하게 말린 곶감을 쓴다. 곶감은 꼭지를 떼고 씨를 발라 딴 그릇에 담고 생강물을 조금 부어 불렸다가, 상에 올리기 직전에 생강물에 넣고 실백을 뿌린다.
이 수정과는 곶감이 마른 다음부터 정이월까지 식혜와 함께 잘 마시는 찬 음료이다. 특히 정초에 세배오는 손님을 위하여 많이 마련해놓았다.
과일 등을 꿀이나 설탕에 조린 걸 ‘정과(正果)’라 하고, 여기에 물(水)을 더해 국물이 있는 정과를 모두 '수정과(水正果)'라 부른다. 조선시대엔 오늘날 많이 먹는 건시수정과(곶감수정과)와 수단, 화채, 식혜 등을 모두 포함해 ‘수정과’라 이름 붙였다. 1835년경 지어진 생활백과 「임원십육지(林園十六志)」에 수정과에 아래와 같이 기록되어 있다.
“과(菓)와 라(蓏)는 열매를 꿀로 조려 익힌 것. 신맛이 나며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중국 사람들은 이걸 밀전과(蜜煎菓)라 부르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과(正果)라 부르는데 이는 전(煎)과 정(正)의 음이 비슷하기 때문. 그중 국물도 함께 먹는 것을 수정과(水正果)라 한다”
수정과가 처음 기록된 19세기 조리서 「시의전서」에는 "좋은 건시를 냉수에 담되 물을 넉넉히 부어 두었다 흠씬 불은 후 생강차를 진하게 달여 붓고, 화청(和淸)해 잣을 뿌린다"고 설명해놓았고, 이어지는 20세기 「조선요리제법」엔 "생강을 저며 설탕을 넣고 끓인 뒤 항아리에 담아 식힌 뒤 곶감을 넣었다 그릇에 담을 때 계피와 실백을 띄운다"고 기록되어 있다.
수정과는 물을 진하게 끓여 알맞게 희석해 쓰는 편이 좋고, 생강과 계피를 한 그릇에 넣고 끓이면 상대편의 향미를 감소시켜 맛이 싱거워지므로 따로따로 끓여 둘을 합해 쓰는 것이 정석이다.
요즘은 사시사철 구분 없이 날 찾지만, 1896년에 쓰인 조리서 「규곤요람(閨壼要覽)」에는 “2~3월엔 진달래꽃 화채, 4~5월엔 앵두 화채요. 6~7월엔 복숭아 화채요, 8~9월엔 식혜에 국화 띄우고, 동지섣달은 배숙이요, 정이월은 수정과”라고 기록되어 있다. 특히 설날에 즐겨들 마셔 정초에 세배 오는 손님상엔 빠짐없이 올라갔는데, 1925년 출간한 최영년의 시집 「해동죽지(海東竹枝)」에 '백시제호(白柿醍醐)'란 이름으로 “옛 풍속에 정월 초하룻날 고려 궁녀가 시설이 난 건시를 생강탕에 담그고, 꿀을 타 ‘백시제호(白柿醍醐)’라 일컬었다. 지금도 집집에 전하는데 그것을 수전과라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수정과는 기호 식품이자 절기나 명절 음식으로 유명하지만, 숙취 해소 음료로도 사용된다. 생강과 계피, 꿀, 곶감, 잣 등의 조화로 과당과 비타민, 수분까지 골고루 갖춰 쌓인 알코올 성분을 산화하고 배설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 고명으로 사용되는 잣은 고소할 뿐만 아니라 곶감 속 타닌과 철분의 산화를 막아 빈혈도 예방해준다. 생강은 열기로 속을 따뜻하게 데워 폐와 위장을 튼튼하게 해주고 배탈이나 구토증도 가라앉히며 궁합이 잘맞는 계피도 뜨거운 기운으로 속을 채우고, 체내의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양기를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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