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소스 이야기
굴소스(蠔油/蚝油, háoyóu, oyster sauce)
신선한 생굴을 소금에 절인 후 발효시켜서 나오는 진한 국물을 밀가루, 전분, 감미료 등과 혼합하여 만든 중국식 피시소스로 캐러멜 색소를 입혔기 때문에 어두운 갈색을 띈다. 짠맛이 나는 동시에 독특한 풍미를 만들어주기 때문에 볶음 요리에 최적의 효과를 자아낸다. 중국에서는 볶음 요리의 맛을 정리해주는 용도 말고도 절임용 국물, 혹은 테이블 소스로도 사용되는 등 다양하게 활용된다. 양질의 굴이 풍부하게 나는 광동에서 발명되어 중국 요리 전반에 모두 쓰이며, 베트남, 크메르 요리에도 쓰이며, 다른 요리에도 많이 응용되고 있다.
굴소스의 역사
중국요리의 역사는 4,000년이 넘었고 송나라 때에는 본격적인 레스토랑 산업이 발전하여 주사장(주방장), 조대(불판), 홍안(칼판), 백안(면판) 등의 직책이 생겨났으며 외식산업 역사도 최소한 1,000년인데 반하여 굴소스의 역사는 겨우 150년도 안되었다.
굴소스가 발명되기 전에도 삶아낸 굴을 소금에 절여 말린 후 사용할 때는 말린 굴(하오치, 蠔豉/蚝豉)을 부스러뜨리거나 불려서 양념으로 사용했는데, 중국 남부의 광동성의 해안가에 '남수(南水)'라는 마을에서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금상(李錦裳)'이라는 오너쉐프가 새 메뉴를 개발하다가 어느 날 불 위에 올려놓은 굴 요리를 졸아들게 만들었는데 걸쭉한 갈색으로 변한 이 소스가 향이 강하고 맛이 뛰어나 팔기 시작하면서 굴소스가 되었다는 설과 굴을 삶은 육수에 감칠맛이 많이 나는 것에 착안해서 소금, 간장, 조미료 등을 넣고 푹 끓여내서 굴소스의 원형을 발명하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그가 1888년에 세운 회사가 이금기유한공사이며, 이후 1932년에 홍콩에 지사를 설립하였는데 당연히 주력상품은 굴소스였다. 이금상은 자기 이름 일부에 가게를 뜻하는 기(記)자를 넣어서 회사의 이름이 이금기(李錦記, Lǐ Jǐnjì)라고 지었다. 사업이 잘 되면서 두반장, 호이신소스, 차슈소스 등을 개발하면서 점점 글로벌한 기업이 되었다.
이금기의 굴소스는 전 세계 굴소스 시장에서 약 80~90%에 달하는 점유율을 갖고 있다. 한국에서는 이금기특급호유(李錦記特級蠔油, 프리미엄 굴소스)와 웅묘패선미호유(熊猫牌鮮味蠔油, 팬더굴소스)가 판매중인데, 특급호유가 더 비싸지만 굴의 함량이 약 40% 정도로 팬더의 10%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한국의 식품회사에서 생산된 굴소스는 굴 말고도 말린 새우 등을 첨가했기 때문에, 본래의 굴소스보다는 부드러운 맛이 나는 편이나 잡맛이 난다고도 한다. 한국 회사의 굴소스에는 MSG가 들어가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굴소스 만드는 방법
생굴에 소금을 뿌려 절인 후 나오는 진한 국물을 물, 소금, 설탕, 청주, 조미료 등을 넣어 끓이다가 물전분을 약간 넣고 조미료를 넣는다. (시판하는 굴소스와 비슷하게 만들려면 조미료가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야 한다.)
일반적으로 시판 되는 굴소스는 간장, 설탕, 옥수수가루, 캐러멜 색소 등의 보존료를 섞었으나 중국 해안지방 마을이나 홍콩의 신지에(新界)지역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만든 굴소스는 보존료를 일절 넣지 않으며, 각 집안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비법을 통해 소량으로 생산한다.
굴소스 사용법
굴소스 1T, (해선)간장 1T, 청주1t, 설탕 1/2~1t, 후추가루 약간, 참기름 약간을 섞어 캐첩통에 담아 보관하고, 청초육사, 볶음밥, 울면, 청경채볶음, 탕수육, 마파두부, 숙주볶음, 감자볶음, 가지볶음, 바지락볶음, 고등어 조림, 불고기 등 재료를 볶다가 뿌리면 된다.
시판 굴소스는 제조 과정상 첨가된 설탕이 제법 많아 과용하면 단맛이 도드라지게 되므로 후추를 넣으면 단맛을 억제할 수 있다.
간단하게 굴소스를 즐기는 방법은 생선구이에 발라서 굽는 것이다. 좀 더 공을 들이고 싶다면 재워뒀다가 구우면 생선구이의 새로운 일면을 보게 된다. 단 여기서 말하는 생선구이용 생선은 간이 안 된 생선이어야 한다.
굴소스는 볶음 요리와는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데, 이 볶음 요리라는 게 전문 요리가 아니라 냉장고의 식재료를 다 때려붓고 볶아버리는 볶음밥이나 볶음야채, 고기 등도 포함하는 개념이라, 반찬 짬처리를 위해 볶음 요리를 하면서 넣을 조미료나 양념이 걱정된다면 볶을 때 굴소스를 반 스푼에서 한 스푼 넣으면 간은 물론이고 잡내도 깔끔하게 잡아준다. 마늘을 같이 사용하면 더더욱 효과가 좋다. 단,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굴소스만으로 충분히 간이 되기 때문에 간이 안 된 재료를 쓰는 게 좋다.
굴소스를 활용한 가장 간단한 요리는 그냥 적당히 씹는 맛이 있는 녹색 야채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접시에 담고 그 위에 굴소스를 뿌리는 것이다. 카레에 약간 넣어도 의외로 맛있다.
뚜껑 개봉 후에는 뚜껑을 잘 닫고 냉장보관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곰팡이가 핀다.
대개 달걀과 국수, 채소와 쇠고기와 닭고기 같은 육류에 잘 어울리나, 해산물 요리를 쓸 때에는 섬세한 향미를 압도해버릴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한다. 채식주의자들을 위해 버섯으로 만든 굴 소스도 있다.



(2018.12.17-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중화요리/중화요리
2018-12-17 04:4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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