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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식/중식

두반장, 첨면장과 춘장 이야기

by 한맛 2024. 1. 5.

두반장, 첨면장과 춘장 이야기

 

 

1. 두반장(떠우판지앙, 豆瓣醬, Chili Bean Sauce)

 

누에콩(잠두)과 대두에 누룩을 넣어 발효시키고, 고추, 소금, 물, 조미료, 기름 등을 넣어 맛을 완성시킨 두반장(떠우판지앙, 豆瓣醬, 두판장)은 마파두부, 어향가지, 어향육사 등 사천(四川, 쓰촨)요리에 많이 쓰이는 장으로서 쓰촨 성 청두 시의 비현(郫县, Pí Xiàn)에서 만든 비현두반장(피시안더우반장郫县豆瓣酱)을 최고로 치는데, 흔히 고추가 들어간 쓰촨라떠우판지앙(사천매운두반장, 辣豆瓣酱, 랄두판장)을 두반장(떠우판지앙)이라 축약하여 부르며, 영어로는 Chili Bean Sauce라고 한다. 단맛이 없고 강한 짠맛과 미묘하게 느껴지는 콩 특유의 감칠맛, 고추의 매콤한 맛, 그리고 약간 느끼한 맛 덕분에 우리나라 사람의 입맛에 잘 맞는 장이다. 

 

우리나라의 된장은 대두를 쓰며, 옥수수, 쌀, 보리, 밀을 섞기도 하고 강원도의 막장은 보리밥을 넣고, 일본의 첨면장은 밀가루를 넣는데 반해서 두반장은 고추를 넣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두반장 만드는 방법

 

[재료]
고추 48%, 발효대두페이스트 9%, 발효잠두페이스트 9%, 설탕, 변성전분, 고춧가루, 건조마늘, 대두유, 젖산 등

 

[만드는 순서]

  • 콩을 불린 다음 삶아서 누룩을 넣어 잘 버무린다.
  • 바구니나 채반에 올려서 발효시켜 발효콩을 만든다.
  • 발효콩에 소금물을 붓고 몇 개월 지나면 냄새와 모양이 된장처럼 되는데, 약간 묽은 상태로 콩 알갱이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
  • 고추를 다져서 된장과 섞어 다시 발효시킨다. 매일 햇볕에 두면서 위아래 섞어가며 최소 1년간 발효를 시켜야하며, 발효가 오래 될 수록 검고 짙어지며 윤기가 난다. 시간이 갈수록 매운맛은 적어지고 복합적인 맛이 강해지며, 콩을 사용한 발효식품이 대개 그렇듯이 감칠맛이 깊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 집에서 소량의 두반장을 만들 때는 발효콩에 고추, 소금, 기름, 설탕을 넣어 만드는 것이 좋으며, 대량으로 만들 때는 된장을 만들어 섞는 편이 유리하다. 

 

두반장 요리

  • 두반장은 쓰촨 성의 볶음 요리, 튀김 요리, 두부 요리, 국수 요리에서 조미료로 주로 활용된다. 두반장을 사용한 요리로 가장 대표적으로 알려진 것은 훠궈, 마파두부, 어향가지(漁香茄子, 위샹치에즈), 어향육사(漁香肉絲, 위샹러우쓰), 딴딴면, 회과육, 깐풍기, 짜장면이다. 이외에도 중국집에서 삼선짜장의 변형인 사천짜장을 만들 때에도 쓰인다. 보통 사천음식 중 이 두반장 베이스의 음식 덕분에 반하는 경우가 많다. 산둥지방식 자장면에는 (안매운)두반장과 첨면장이 같이 들어간다. 한국에서도 쓰촨 요리 전문 중국 요리 식당에서 두반장이 많이 활용된다. 

 

한국음식에의 응용 사례

  • 팬에 기름을 두르고 돼지고기를 볶다가 두반장을 넣고 육수나 물을 붓고 순두부를 넣어 끓인다.
  • 바지락 볶을 때, 청주로 희석한 두반장을 넣는다.
  • 감자, 가지, 그 외의 야채, 고기를 볶을 때 조금씩 넣어도 좋다.
  • 생선조릴 때 레시피 중에서 고추장이나 된장 쓰는 레시피를 두반장+굴소스로 대체해도 좋다.
  • 두반장은 볶음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한번 볶아서 쓰는 편이 좋다.

 

두반장 제품

  • 두반장 제품에는 홍콩의 ‘이금기 라떠우판지앙(李錦記 辣豆瓣酱, 랄두판장), 대만의 ‘하하(哈哈, 합합)두반장’, 중국의 ‘총반려(葱伴侣, 충반여)두반장, 그리고 일본 기꼬망의 ‘두반장’이 있으며, 중화권 향신료에서 유명한 홍콩 브랜드 이금기가 대부분의 분야에서 점유율을 압도하고 있는데 두반장만큼은 대만의 하하(호호) 두반장을 넘지 못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 시중에서 가장 많이 우리 눈에 띄는 것은 이금기 제품이다.

출장중 프놈펜의 이온몰(Aeon mall)에서 발견한 李錦記의 辣豆瓣酱(랄두판장, Chili Bean Sauce)과 蒜蓉豆豉醬(산용두시장, Black Bean Garlic Sauce). 두반장은 368g에 $3.30(0.90센트/g)로 다른 제품보다 조금 비싼 편이다.
시엠립의 한 중국상점에서 발견한  총반려(葱伴侣, 충반여)두반장(위)와 아래 내용물. 가격은 이금기 두반장의 약 반 값이다. $3.80/800g(0.48센트/g). 집에서 쓰던 이금기 두반장을 다 사용해서 이걸로 하나 사왔다.

2. 첨면장(텐몐장, 甜面酱, 甜麵醬, tiánmiànjiàng)

 

첨면장은 밤색을 띠는 부드럽고 달콤한 중국의 곡장으로 밀가루와 콩를 발효시켜 만든다. 베이징 카오야(北京烤鸭, Peking Duck)와 함께 내는 소스로 잘 알려져 있으며, 납작빵인 빙을 주식으로 먹는 중국 북부의 농촌에서는 중요한 단백질과 비타민 공급원이기도 하다. 중국 북부에서는 톈몐장에 대파를 찍어먹기 때문에, "파"를 뜻하는 "충(葱)"을 써서 충장(葱酱/葱醬, cōngjiàng, 총장)이라 불리기도 한다. 

 

[만드는 법]

  • 여름에 곰팡이 핀 마른 빵을 면과(麵瓜)로 감싸서 수숫잎으로 묶은 다음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걸어 말리면 발효제가 된다. 톈몐장을 만들 때는 밀 95%, 콩 5%를 섞어서 간 다음, 가루낸 발효제를 섞어 초록색 곰팡이가 필 때까지 발효시킨다. 발효가 된 덩어리를 가로·세로 길이가 각각 1~2cm 정도 되는 작은 조각으로 부스러뜨린 뒤, 지름 45cm, 깊이 20cm 정도 되는 항아리에 담고 물, 소금, 화초(花椒, 화자오) 잎 등을 넣어 발효·숙성시킨다. 해와 이슬을 그대로 받게 두며 비가 올 때만 실내에 들여놓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밀의 녹말이 당화되면서 단맛이 생긴다.

이온몰의 첨면장(甛面醬, 텐몐장, Sweet Bean Paste)는 350g에 $1.15이다.

 

3. 춘장(-醬)

 

짜장면 등을 만들거나 양파를 찍어 먹는 데 쓰는 춘장(-醬)은 한국식 중국 요리에 쓰이는 장으로 첨면장(甜面酱)에 추가로 캐러멜과 조미료 등을 섞은 것이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보는 검은 춘장이며, 볶은 것은 짜장(-醬)이라 부른다. "춘장"의 어원은 확실히 밝혀진 것은 없는데, 중국어 "톈몐장(甜面酱)"을 한국식 한자음으로 읽은 "첨면장"을 줄인 "첨장"이 변해 "춘장"이 되었다는 설이 있고, "파를 찍어먹는 장"이라는 뜻의 "충장(葱酱)"이 변한 말이라는 설도 있다.

 

1948년 영화식품의 사장인 화교 왕송산이 "사자표" 면장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개발하였다는데, 오랫동안 발효시킨 첨면장의 검은 색깔과 맛을 흉내내기 위하여 캐러멜 색소와 감미료, 화학 조미료를 첨가하여 만든 것이 바로 한국식 춘장이라고 한다.

 

검은색에 가까운 짙은 흑갈색을 띠는 춘장을 그대로 사용하면 쓴맛과 짠맛이 강하기 때문에, 짜장면 등에 사용할 때 농도를 묽게 해서 기름에 튀겨 볶으면 짠맛이 줄고 단맛과 고소한 맛이 나지만 색이 너무 옅어져서 중국집에서 춘장 제조업체에 색소를 넣어줄 것을 요청하여 캐러멜 색소를 첨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캐러멜 색소의 위해성이 부각되면서, 이 색소가 들어가지 않은 중국식 첨면장을 사용하여 만든 짜장면은 적갈색이나 황갈색을 띄게 되며 맛은 별로 차이가 없다고 한다.

 

(2018.12.16-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중화요리/중화요리

2018-12-16 23:5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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